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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환경 경제학이란 무엇인가?

by 레이디배베 2023. 9. 18.

1.1 환경과 경제의 상호 관계



   경제란 인간의 물질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재화 및 서비스에 관한 하나의 질서입니다. 재화 및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 활동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생산과 소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산과 소비는 경제 활동을 영위하는 두 가지의 기본 잣대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생산과 소비 행위는 주어진 자연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환경과 경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환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 환경은 생산과 소비활동에 필요한 자원과 에너지를 공급하는 동시에 경제활동을 일정 부분 제약합니다. 우리 사회는 필수적인 생산요소인 각종 천연자원이나 에너지를 환경으로부터 추출합니다다. 또한 시베리아와 같이 날씨가 지나치게 추운 지역에서는 농업생산이 제약받을 수밖에 없으며 홍수나 가뭄이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우리는 전 세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습니다.

  둘째, 환경은 경제활동의 결과에 발생한 잔여물(residuals)을 일정 한도 내에서 흡수하여 정화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환경의 주요 구성요소인 대기, 수자원, 토양 등은 경제활동의 결과 발생하는 잔여물을 받아들여 정화하는 소위 자정능력(assimilative capacity)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능력을 초과하는 잔여물이 유입될 경우 그 차이만큼은 정화하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자정능력의 수준도 경제와의 상호관련성 속에서 언제든지 변화될 수 있습니다.

  셋째, 환경은 자연경관, 깨끗한 공기와 수자원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만족을 제공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가 활동 중 첫 번째로 거론될 수 있는 등산은 자연환경이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제공해 주는 대표적인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환경을 통해 심신의 정화, 경이로움과 기쁨 등 자기만족을 느끼게 됩니다.

     다음으로 경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거론해 봅시다. 경제활동은 필연적으로 잔여물의 발생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렇게 발생한 잔여물은 경제 영역으로부터 환경 영역으로 방출됩니다. 잔여물의 발생은 생산과 소비의 전 과정에서 파생됩니다. 그러므로 잔여물의 발생 주체는 생산 주체인 기업뿐만이 아니라 소비 주체인 소비자, 정부도 모두 포함됩니다. 강 상류의 공장으로 인한 수질오염, 자동차 운행으로 인한 대기오염, 무분별한 쓰레기 매립으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나아가서는 기후변화와 같은 전 지구적 차원의 오염 문제 등 무수히 많은 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경제활동 자체가 직접적으로 환경파괴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자연경관 및 녹지의 상실이나 댐 건설에 따른 수몰 지역의 발생, 부실 공사로 인한 건축물 붕괴 등도 경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일부입니다. 반면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측면도 발견할 수 있는데, 경제활동은 일정 부분 환경에 대한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조경, 조림의 경우입니다. 나무 심기를 통해서 산림자원을 복원하거나 증가시킴으로써 자원 및 산소 공급, 홍수 조절과 같은 순기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환경과 경제는 이렇듯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뿐만 아니라 양자 간에 순환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예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경제활동을 위해 사용된 화석연료는 대기 중으로 아황산가스와 같은 오염물질을 방출합니다. 대기의 자정능력을 초과한 오염물질이 발생한다면 대기질이 악화하고 또한 산성비와 같은 환경문제가 대두됩니다. 산성비는 장기적으로 산림을 황폐화하고 이에 따라 산림의 홍수 조절 기능은 약화합니다. 홍수 조절 기능이 약화한 산림은 홍수가 실제로 발생했을 경우 다시 농업 및 인명 피해 등을 가져옴으로써 결과적으로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환경의 자원 공급자의 기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자연 자원은 크게 재생가능한자원과 재생 불가능한 자원(non-renewable resources)으로 구분됩니다. 전자는 수자원이나 산림자원처럼 생물학적이고 자연적인 과정에 따라 시간이 흐르면 스톡(stock)이 증가하는 자원이며 후자는 석유, 석탄, 광물 등과 같은 일단 한번 사용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총량은 감소하는 자원입니다. 재생 가능한 자원이나 재생 불가능한 자원의 사용에 있어 현재 소비와 미래 소비 사이에 세대 간 상충관계(intertemporal trade-off)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대 간 상충관계란 현재세대의 자원 이용과 미래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양 사이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재생 불가능한 자원의 경우에는 현재세대가 소비하게 되면 미래세대가 이를 다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세대 간 상충관계가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반면 재생가능한자원은 재생 불가능한 자원에 비해 세대 간 상충관계가 명백하게 나타나지 않으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재생가능한자원은 그 특성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기 때문에 현재세대가 소비하더라도 수확률(harvest rate)이 재생산율(regeneration rate)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세대 간 충돌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세대의 적정사용량을 계산하기 위해 수확률과 재생산율을 추정하는 작업이 상당히 힘들다는 점에 있습니다.
세대 간 상충관계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어떤 자원이 지속 가능하다는 것은 현재세대에 의한 자원 이용으로 인해 미래 세대들이 사용할 자원의 양이 감소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 지속가능성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자원과 기술과의 대체성을 고려하는 가운데 최적의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는 자원 대체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